[1차 가치가게]월드멀티프라자
- 실행기간: 2020.07.01. ~ 2020.12.31.
- 작성자: 세르
- 작성일: 2023.02.03. 19:31
- 조회수: 678
예술 나눔
월드멀티프라자 주소 경남 김해시 분성로 335번길 11 전화 055-324-6885
‘다채로움’과 ‘다양성’이 공존하는 가게
‘공존.’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함. 공존의 사전적 의미다. 공존의 의미는 잘 알지만, 일상에서 공존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남을 위하는 ‘이타심’이 마음에 자리잡아야한다. 동상동 ‘월드멀티프라자’ 류혜영 대표는 1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하며,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다양성’의 가치를 깨닫고, ‘공존’의 의미를 몸으로 익혀왔다. ‘편견’과 ‘낯섦’을 넘어, 외국인을 환대하는 월드멀티프라자를 찾았다.
단순한 쇼핑몰 이상의 서비스
월드프라자 입구에 다양한 핸드폰이 진열되어 있다. 안쪽에는 다리미, 전기밥솥, 이발기, 재봉틀 등의 소형가전, 요즘 내국인들은 잘 이용하지 않는 밍크 이불, 각종 영양제와 옷가지 등 다양한 물건들이 진열돼 있다. 월드멀티프라자는 외국인의 발길이 끓이질 않는다. 외국인들은 친구,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아 필요한 물건을 찾는다.
월드멀티프라자는 ‘World(월드) : 세계, multi (멀티) : 다채로운, plaza(프라자) :쇼핑센터’ 이름에 이곳의 성격이 함축돼 있다. 전 세계에서 김해를 찾아온 외국인 손님을 상대로 다채로운 물건을 판매하는 작은 쇼핑 공간이다. 류 대표는 10년 전 이곳의 문을 열었다. 동상동이 한창 김해에 일하러 온 외국인 노동자로 북적일 때였다.
“처음에는 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만 판매했었어요. 그러다 물건을 하나씩 들이면서 지금처럼 생활 잡화, 소형가전, 핸드폰 등을 팔게 됐죠. 미용기기와 재봉틀이 정말 잘 팔려요. 옛날에는 부모님들이 종종 집에서 머리 커트를 해주셨잖아요. 미용실 등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머리 자르는 일이 없어졌죠. 하지만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은 집에서 머리를 자르거나, 재봉틀을 이용해 옷을 만들어 입기도 하더라고요.”
‘밍크 담요’ 역시 월드프라자의 효자 상품이다. 한국인에게는 추억의 물건이지만, 밍크 담요는 미국 온라인쇼핑사이트 ‘아마존’에서 ‘코리아스타일 밍크 벨벳 블랭킷(Korean Style Mink Velvet Blanket)’로 인기상품 순위에 올라있다. 호랑이, 꽃, 표범 등 강렬하고 화려한 무늬의 담요가 외국인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류 대표는 “어릴 때 외갓집 가면 밍크 담요, 두꺼운 밍크 담요 이런 게 지금은 한국에 거의 없어졌어요. 하지만 외국인들은 밍크 담요를 좋아하더라고요. 게다가 담요를 만들어 내는 한국 기술이 좋아서 많이들 선호합니다”고 설명했다.
월드멀티프라자는 물건을 사서 자국의 가족들에게 보내고 싶어 하는 외국인을 위해, 택배 서비스도 하고 있다. 그는 “외국인이 이곳을 찾는 날이 대부분 주말이에요. 하지만 주말에 택배를 보낼 수 있는 곳 찾기가 흔치 않죠. 해외 배송을 힘들어하는 외국인을 위해 택배 서비스를 시작했어요”라고 말했다. 가게 한 벽면에 배송을 기다리는 택배가 빼곡히 쌓여있었다. 이 택배 서비스를 통해서는 수익은 거의 없다. 가족을 위한 외국인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기꺼이 택배 일을 대행하는 것이다.
‘외국인’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친구
류 대표는 외국인들이 필요한 물건을 말하면 가게에 당장 있지 않아도 어떻게든 구해서 찾아 준다. 당장의 매출을 보다 그들을 진심으로 돕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류 대표는 물건뿐 아니라 외국인이 겪는 일상의 어려움도 해결해주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면 돈이 되겠다고 생각하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외국인을 만나보니 타국에서 소소한 불편 사항이 많더라고요. 저도 사람이다 보니 솔직히 귀찮을 때도 있습니다만, 이제는 제가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기쁩니다”다며 외국인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가게에는 외국인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가게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편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류 대표의 배려다. 그래서인지 월드멀티프라자는 늘 외국인으로 북적인다.
“외국인들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가 하나가 되고 교류가 활발하며 다문화가정이 늘어나는 요즘입니다. 이제는 외국인을 나와 다른 외지인으로 볼 게 아니라 함께 도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친구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류 대표가 힘주어 말했다.
그는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이 너무 강해 안타깝다 했다.
류 대표는 “한국인이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들을 무시하거나, 경멸합니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들도 누군가의 아빠고, 아들이잖아요. 우리나라에서 궂은일 도맡아 해주는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해 고마움을 가졌으면 해요”라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한국인과 외국인의 경계를 좁히고자, 가게 안에 작은 공간을 마련했다. 그 공간에는 외국인들이 만든 작품과 다른 나라의 전통 물품을 전시해뒀다. 각 나라의 자국어로 쓰인 인사말도 붙어 있다. 그는 동상동이 서울의 이태원처럼 다채로운 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거리가 되길 바랐다.
“한국인과 외국인의 공존은 인사를 나누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인사는 곧 의사소통의 시작이죠. 외국인이 한국어로 인사하면 반갑듯이, 한국인도 외국인에게 자국 인사말을 해주면 반가워하죠. 작은 노력이지만, 이런 노력이 모여 동상동이 서울의 이태원, 경기도 안산의 외국인 거리처럼 전 세계의 문화를 즐길 수 있기며 사람과 사람으로 어울릴 수 있는 곳이 될 거로 생각해요. 저도 힘닿는 데까지 애써보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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