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가치가게]르안타이
- 실행기간: 2020.07.01. ~ 2020.12.31.
- 작성자: admin1
- 작성일: 2023.02.06. 13:58
- 조회수: 995
환경
르안타이 주소 경남 김해시 가락로 93번길 9 전화 055-331-0773
동상동에서 만나는 ‘진짜’ 태국 맛
포털사이트에서 ‘김해 태국 맛집’ 하면 한 가게 이름이 유난히 눈에 띈다. 바로 동상동에 위치한 르안타이다. 이곳이 태국 음식가게로 확실히 자리 잡은 건, 태국 요리사가 직접 만드는 요리 덕분이다. 태국인들에게도 ‘현지의 맛’으로 인정받는 태국집(*‘르안타이’ 뜻이 태국어로 태국 집이다) 르안타이에서 곽민철 대표를 만났다.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다
르안타이는 2016년 문을 열었다. 당시 르안타이 곽민철 대표는 부산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그러다 태국인 웡수완 소핏나파(Wongsuwan Sophtnapa) 씨를 만나 결혼을 하고 태국 음식가게를 시작했다.
“아내가 김해에서 일하고 있을 때여서 연애하는 동안 제가 김해를 오갈 일이 많았습니다. 동상동도 몇 번 방문했는데, 그때 제가 보기에 동상동의 상권이 괜찮더라고요. 외국인들도 많고, 외국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도 많아서 한번 시작해 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리를 좋아하는 아내의 장기를 살려 태국 음식가게로 종목을 정했죠.”
곽 대표는 가게 운영을 맡고, 웡수완 소핏나파 씨가 직접 요리를 했다. 전반적인 가게 인테리어는 물론, 메뉴판 하나까지 부부가 함께 만들었다. 웡수완 소핏나파 씨가 음식 이름을 한국 발음대로 적으면, 곽 대표가 다듬는 식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르안타이는 곧 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처음부터 저희는 태국인을 대상으로 시작한 가게였어요. 그래서 태국의 맛을 그대로 살리려 노력했죠. 음식 재료는 동상시장에서 구했습니다. 태국인이 태국 재료로 요리하니, 손님들이 그 맛을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태국의 맛을 제대로 구현했다며, 점차 오시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지금은 웡수완 소핏나파 씨뿐 아니라 태국인 요리사가 한 명 더 늘었다. 그만큼 가게에 손님이 늘었다는 의미다. 서빙을 하는 직원도 모두 태국인이다. ‘태국집’을 뜻하는 가게 이름처럼 타지에 온 태국인들에게 본국의 맛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기 때문이다.
“원래는 스무 개 정도 메뉴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손님들이 ‘혹시 이 메뉴도 돼요?’하고 메뉴판에 없는 걸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러면 아내는 재료만 있으면 그걸 또 만들어 대접하는 거죠. 그렇게 손님들의 요청으로 메뉴가 하나씩 늘어, 지금은 50~60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이제는 태국인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이 더 좋아하는 ‘태국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 수원부터 창원,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다.
“사실 초기에는 한국인 손님들이 방문하면, 태국 음식을 낯설어하실 것 같아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다른 태국음식점들은 한국화가 돼서 한국인들이 먹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데, 저희는 태국 맛을 고집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제대로 된 태국 현지 맛’, ‘태국 여행에서 먹어 본 맛’이라며 오히려 더 좋아하시니 감사합니다.”
상권 활성화를 위해 가능성 열어야
르안타이는 1차 가치가게 선정 시 환경의 가치로 참여했다. 가치를 실현하고자 곽 대표는 종이류로 만든 포장 용기를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음식의 수분 때문에 종이가 젖어 배달이 어려웠고, 더 튼튼한 포장 용기는 가격이 비싸 꼭 맞는 제품을 찾기 힘들었던 탓이다.
“지금은 종이 용기를 계속 쓰진 못하고, 대안을 찾는 중입니다. 사실, 가치가게 관련해서 처음에는 예술의 가치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봉황동에서 동상동으로 이어지는 길부터 종로길까지 형성된 상권은 해가 지면 너무 어두워지거든요. 그래서 밝은 느낌을 더하기 위해 셔터에 벽화를 그리면 어떨까 했습니다. 그러면 문을 닫은 후에도 볼거리가 될 거라 여겼죠. 하지만 동상동 일대가 문화재 보호구역이어서 외부 간판이나 내부 리모델링을 할 때 규제가 까다로워 벽화를 그리기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환경의 가치를 선택했습니다.”
곽 대표가 가치가게에 참여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상권 활성화였던 만큼 아이디어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그럼에도 그는 앞으로 더 나아질 방법을 고민하고, 기회가 되면 의견을 내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봉리단길이나 수로왕릉 주위에 형성된 카페거리는 가게 자체에 개성이 담겨 있다 보니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습니다. 동상동도 기존의 규제들이 조금 완화되면 가게들도 시도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지 않을까 싶어요. 지역 축제나 행사가 열릴 때 푸드 트럭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외부에서 영입하기보다 주변 가게들과 연계하는 것도 지역 상권을 살리는 하나의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지역과 상인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죠.”
곽 대표는 이곳 동상동이 ‘머물렀다 갈 수 있는 곳’이길 바란다. 그렇게 사람들이 모이고 시간을 보낼 만 한 거리가 되면 상권 활성화는 자연스레 따라오리라 믿는다.
“저희 가게에 오신 분들이 단순히 밥만 먹고 가는 게 아니라, 종로길 쪽으로 더 들어가서 거리를 둘러보시면 좋겠다 싶죠. 반대로 동상시장이나 종로길에 들렀던 분들이 여기까지 죽 이어서 와주시는 것도 좋고요. 그러면 여기 상권에도 지금보다 훨씬 생기가 돌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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