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가치가게]만리향
- 실행기간: 2020.07.01. ~ 2020.12.31.
- Author: admin1
- Created by: 2023.02.0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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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만리향 주소 경남 김해시 분성로 335번길 4 전화 0507-1326-8060
만두 한입에 담긴 50년 세월
“만두향이 만 리까지 퍼져나간다.”
‘만리향’ 가게의 의미다. 만리향은 할아버지, 어머니, 아들과 딸, 사위가 3대째 동상동, 분성로335번길에서 만두향을 풍기고 있는 곳이다. 만두 장인이 만두를 만들어내는 명실공한 김해의 대표 ‘만둣가게’다.
물려받은 옛날 조리법 그대로 빚어낸 만두
곡충의 대표가 운영하는 ‘만리향’의 시발점은 김해 최초 중화요리점 ‘경화춘’서부터다. 1945년 중국출신 화교인 ‘곡소득’ 사장은 현재 만리향 인근에 경화춘 문을 열었다. 이 집은 2층 규모의 100석 이상 자리가 마련된 제법 큰 식당이었다. 경화춘에서 일하던 곡 대표의 부모님은 1979년 경화춘을 나와 만리향을 차렸다. 1980년대 중반에는 오전 6시부터 준비한 200~300인분의 만두가 점심이 되면 2시간 만에 다 팔릴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만둣가게였다. 세월이 흘러 곡 대표의 부모님은 힘에 부쳐 더는 가게를 운영하기 어려웠고, 회사 일을 하던 곡 대표가 회사를 그만두고 ‘만리향’을 이어받았다. 가게는 곡 대표의 누나와 어머니가 함께 일을 돕고 있다.
곡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만리향을 이어받으면서 어머니로부터 만두 만드는 법을 배웠다. 만두피를 빚기 위한 밀가루 반죽부터, 피를 빚는 법, 만두 속 재료를 배합하는 법까지 차근차근 몸에 익혔다.
만리향 만두는 속이 촉촉하고 겉은 바삭한 군만두와 얇은 만두피 속에 고기와 육즙이 가득한 찐만두가 가장 대표적이다. 만두는 만두 종류별로 밀가루 반죽 두께가 다르다. 만두소는 보통 돼지고기, 부추, 파, 생강, 마늘이 들어간다. 곡 대표는 매일 오전 찐만두, 군만두 등 만두피를 1천 개 정도 만들어둔다. 만두피를 만들기 위해 그는 500번 이상 밀가루 반죽을 치댄다. 만리향의 만두피가 쫀득한 이유다.
곡 대표는 “만두피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밀가루, 물, 소금의 비율입니다. 저희 가족 중에 저만 유일하게 알고 있어요. 어머니도 이제 반죽을 잘 하지 않으셔서 모르십니다. 만두 만드는 법을 돈 주고 사겠다는 분도 찾아왔지만 알려드리지 않았어요. 저희 가게만 가지고 있는 비법이니까요”라고 말했다.
‘만리향’ 향기가 100년 넘게 이어지길
찐만두는 한 잎 베어 무는 순간, 적당히 보드라운 쫀득한 피가 찢어지며 구수한 육즙이 터져 나온다. 만두소는 알차고, 맛은 풍성하다. 자꾸 젓가락질을 부르는 만두에는 머나먼 중국에서 건너와 김해에 자리 잡은 만둣가게의 3대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곡 대표는 “저희는 새롭게 요리법을 개발하지 않습니다. 귀찮거나 게을러서가 아니라 할아버지가 하시던 방법대로 그대로 만두를 만드는 게 가장 맛있기 때문이에요. 재료도 그때 그대로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퓨전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만두를 개발하지 않습니다. 지금 저희가 만드는 만두 요리법이 가장 최상의 만두 맛입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만리향은 당일 판매 분량 조리만을 고수한다. 새벽부터 재료를 다듬고 최상의 식재료로 만두를 만들기에 항상 변함없는 맛이다. 이것이 만리향이 3대째 손님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다. 곡 대표는 “손님들이 만두 맛이 오랜 세월 한결같다며 칭찬해주실 때면 정말 뿌듯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새로운 메뉴 개발보다는 기본을 잘 유지하려고 합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부모가 자식을 데리고, 그리고 그 자식이 자라나 아이의 손을 잡고 만리향을 찾는 일이 흔하다. 변함없이 깊은 만두의 맛처럼, 만리향의 역사도 깊어지고 있다. 곡 대표는 “만리향은 이미 김해 사람들에게 ‘추억의 장소’가 됐죠. 그런 장소가 될 수 있어 뿌듯합니다”며 웃었다.
3대째 이어온 손맛이 곧 경쟁력
만두는 간편식으로 인기가 많아, 최근 대기업 식품업체 등은 맛 좋은 냉동만두를 개발해, 쏟아내고 있다. 이런 현상에 위기를 느낄 법도 하지만, 곡 대표는 두렵지 않다고 말한다.
“저희 집 만두만 가지고 있는 ‘맛’이 곧 경쟁력이죠. 그 맛에는 3대째 이어온 손맛이 담겨 있고요. 이건 어느 대기업이든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팬더믹 이후 외식이 줄면서, 많은 음식점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만리향’은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 최근에는 삼방동에 ‘만리향 삼안점’ 문을 열었다. 그는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분점을 권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직영점이 아니면 그 맛을 일관되게 유지하지 못할 것 같아요. 가족이 아닌 분들이 운영하는 분점이나 프랜차이즈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배달을 시작했지만, 행여 맛이 떨어질까 봐 걱정되더라고요. 지역에 상관없이 만두를 먹고 싶다는 손님의 요구에 따라 삼방동에 직영점을 열었어요. 네이버에 ‘스마트스토어’도 열어 주문 받고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만리향 가게 입구에는 ‘SBS생활의 달인’ 인증패,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백년가게’, 김해시의 ‘한우물가게’ 명패가 붙어 있다. 30년 이상 지역을 지키며, 만리향의 만두 맛을 지켜온 소신, 변함없는 만두 맛을 사랑하는 손님들이 만들어낸 자랑스러운 훈장이다.
곡 대표는 가게 앞 붙은 명패들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는 “만리향의 향기가 전국으로 퍼질 수 있도록, 항상 기본을 지키도록 하겠습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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