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가치가게]잉글랜드
- 실행기간: 2020.07.01. ~ 2020.12.31.
- 작성자: admin1
- 작성일: 2023.02.06. 11:50
- 조회수: 813
역사 다양성
잉글랜드 주소 경남 김해시 분성로 335번길 10-2 전화 055-336-2196
내 발에 딱 맞춘 세상 하나뿐인 신발을 신다.
“장식 하나 고를 때도 신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잉글랜드 임영규 대표가 말했다. 그는 40년 간 수제화를 판매하며 외길 인생을 걸어온 수제화 장인이다. 수제화는 개인의 발의 특징을 반영한 맞춤 신발이라 손님의 만족도가 높다. 임영규 대표가 자부심을 가지는 이유다. 35년째 동상동에서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잉글랜드를 찾았다.
한땀 한땀 정성이 깃든 신발
잉글랜드가 35년 간 동상동을 지키며, 많은 가게가 흥망성쇠를 보아왔다, 동상동 상가 거리에서 가장 오래된 가게 3개 중에 하나다. 10평 남짓한 크지 않은 가게 안은 다양한 수제화가 진열되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임 대표는 그의 나이 스물한 살 때부터 수제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40년이 넘는 시간을 수제화와 함께 해왔다.
“제 평생을 수제화에 바쳤지요. 처음에는 수제화 판매로 시작했으나 이제는 제가 직접 구두 디자인을 합니다. 신발에 손님 발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손님의 발에 맞춘 디자인을 하지요. 그래서 손님 만족도가 아주 높아요.”
사이즈가 같더라도 발의 생김새와 발가락이 틀어진 정도, 선호하는 신발 스타일이 손님마다 다르다. 수제화를 제작하는 과정에 까다로운 여러 공정이 들어가는 이유다. 디자인, 재단, 봉제, 바닥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친다. 임 대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 힘들어도, 손님이 신발을 신고 보여주는 미소 하나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임 대표는 “구두 디자인을 할 때 최고의 가죽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좋은 가죽이 발을 편안하게 해주거든요. 수제화는 기성품처럼 인조가죽을 쓰거나, 가격 낮추기 위해 구두 내피와 외피를 다른 재질로 하지 않아요. 저희 가게는 구두의 내피 외피 모두 질 좋은 가죽을 씁니다. 저만의 고집이지요. 바닥도 우레탄이 아닌 고무창을 써서 손님이 신발을 신었을 때 착화감을 높입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단골손님의 추천을 받고 찾아오시는 손님을 만날 때면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자신의 고집스러운 진심이 손님들께 전해진 것 같기 때문이다.
잉글랜드의 구두는 좋은 가죽으로 구두를 고집 때문에 기성품 가격보다 높다. 하지만 때론 구두를 팔아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인정을 베풀기도 했다.
“어느 날 고등학생 3명이 신발을 사러 왔는데 2명이 신발을 고르고 돈을 지불했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아이가 망설이더군요. 알고 보니 돈이 부족했던 겁니다. 두 아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반값에 신발을 팔았지요. 아이 기분이 밝아지는 걸 보고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수제화 부흥기가 다시 찾아오길
높은 품질을 자랑하는 다양한 종류의 수제화가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값싼 기성화의 범람과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수제화가 예전 부흥기와 비교해 많이 위축되었다.
임 대표는 “한때는 하루에 신발이 20~30쪽 이상 팔리던 시절이 있었어요. 요즘은 홈쇼핑이나 인터넷에서 값싼 기성화들이 대량으로 팔려나가는 추세다 보니 수제화가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나고 있지요. 현재 수제화 가게들은 매출에 타격이 큽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로 행사나 모임이 줄어드니 소비가 더 급격히 떨어졌습니다”며 착잡해 했다. 그는 수제화 시장 변화의 바람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수제화 시장에도 변화가 필요할 듯합니다. 젊은 감각을 불어넣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변하는 시대에 발맞춰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도태될 뿐이니까요”라고 말했다. 임 대표의 바람대로 수제화 시장 곳곳에서 이런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수제화 생산 현장은 사양길로 접어드는 추세다. 젊은이들의 기피로 수제화 후배 양성이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수제화 기능공 양성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다.
“수제화의 모든 공정이 손이 많이 갑니다. 어느 공정 하나 쉽지 않지요. 그래서 수제화 작업을 3D 직종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젊은 기능공이 거의 없어요. 수제화 생산 현장에는 평균연령이 60세 이상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러다가 수제화 기능공이 점점 사라질까 걱정이 될 때도 있어요.”
공정은 복잡하고 어려우나 주문 제작을 받고 신발을 만들고 어디에도 없는 자기만의 신발을 만들어 준다는 건 특별한 일이다. 그 값진 경험에 더 많은 젊은이가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임 대표는 마음을 담아 말했다.
“저는 제 가게가 동상동 로데오 상가 거리의 역사 산증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한자리에서 35년째이니까요. 잉글랜드에는 동상동의 과거와 현재가 함께 합니다. 한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오랜 시간 함께한 단골이 참으로 많습니다. 가게 자체가 ‘역사’ 인거죠. 앞으로도 큰 욕심 내지 않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일을 죽을 때까지 계속하고 싶습니다. 많은 분이 저희 가게에서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찾아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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