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치가게]다다네식탁 김해점
- 실행기간: 2021.07.01. ~ 2021.12.31.
- 작성자: admin1
- 작성일: 2023.02.09. 15:58
- 조회수: 831
여기 이방인과 닮은 가게가 있다. 여러 가게가 뒤섞인 오래된 골목에 등장한 세련된 외양과 트렌디한 콘셉트의 식당은 얼핏 골목과 잘 어울려 보이진 않는다. 그럼에도 ‘다양성’이라는 가치 아래 묵묵히 불을 밝혀 오며 주변의 이방인들을 따뜻하게 맞아온 이곳, 다다네식탁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가락로49번길 ‘수로왕길’에 자리 잡다
김해의 핫플레이스인 ‘봉리단길’에서부터 이어지는 부원동 가락로49번길은 오랫동안 낙후된 골목이었다. 그런 골목이 지난 2019년 말, ‘수로왕길 조성 프로젝트’로 새 단장을 했다. 골목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특화거리와 문화존을 비롯해 개성 있는 점포 등이 차례로 들어섰다. 그때 다다네식탁 김해점도 문을 열었다. 2020년 2월이었다.
“지인의 소개로 수로왕길 조성 사업을 알게 되어 이곳에 가게를 열게 되었습니다.” 다다네식탁 김해점 대표 김승표 씨는 수로왕길에 새롭게 여는 가게에 인테리어 비용 등 창업 지원을 해준다는 이야기에 회사원 생활을 접고 꿈꾸었던 가게 오픈을 결심하게 된다.
‘수로왕길’은 당시 김해 거주 15년 차였던 김승표 씨에게도 한 번도 방문해본 적 없는 낯선 골목이었다. 아기자기한 카페와 식당으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봉리단길, 김해 거주 외국인들이 모여드는 부원동 메인 거리처럼 번화한 곳들과 꽤 인접해있는데도 사람들의 발길을 비껴가는 동네였다.
하지만 김승표 씨는 그런 수로왕길의 단점이 오히려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주력 메뉴가 새우, 연어 등을 재료로 한 덮밥이라 퓨전 요리에 가까워 내국인과 외국인 손님이 모두 찾는 가게가 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었다.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성’ 가치 실천
그러나 처음부터 외국인 손님들을 위한 준비를 한 건 아니었다. 생소한 메뉴, 외국어가 통하지 않을 것 같은 공간이라는 높은 진입 장벽을 뚫고 가게에 들어온 외국인 손님들과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이었다.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메뉴를 설명하면 대부분은 이해하세요. 그렇지만 가끔 소통의 오류가 생기기도 했고, 손님에게 좀 더 편한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고민을 하던 중 때마침 김해문화도시센터로부터 가치가게 가입 권유를 받게 되었고, 여러 가치 중 ‘다양성’을 실천 가치로 참여하게 되었다. 다양성 실천을 위한 첫 시도는 ‘쉬운 메뉴판’ 만들기. 김승표 씨는 오래 전 떠났던 스페인 여행의 기억을 더듬어 새로운 메뉴판을 만들었다. “외국 여행 중 식당에 갔을 때의 경험이 담긴 건데, 아무래도 메뉴판에 영어 설명이나 그림이 있으면 좀 더 이해하기 쉽더라고요. 배려해주는 것 같아 기분도 좋고요.” 새 버전의 메뉴판에는 한국어와 영어는 물론이고 메뉴 사진까지 있어 누구나 이해하기 쉬워졌다. “이제는 외국인 손님들이 편안하게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해주시는데, 그때마다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경계 없이 섞이고 어울리는 공간
이제 가게를 연 지 3년 차, 개업 직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운영이 쉽지 않았지만 그간의 노력 덕에 낯선 거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어느새 단골과 재방문 고객도 제법 생겼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국적에 상관없이 모든 분들이 자연스럽게 수로왕길과 저희 가게에 오셨으면 하는데, 사실 아직도 내국인과 외국인 거리의 묘한 경계가 있다는 점이 가장 아쉬워요.” 내국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봉리단길과 외국인이 주를 이루는 부원동의 중심 상권 중간에 위치한 곳인 만큼, 두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거리가 되었으면 한다는 것.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 다다네식탁은 앞으로도 다양성 가치를 실현하고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저희 가게가 수로왕길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가게가 되었으면 해요. 이곳이 모두에게 열려있다는 걸 널리 알리기 위해서, 주 고객층인 젊은 외국인 여성분들을 중심으로 외국인 커뮤니티에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이천 년 전 김수로왕과 허황옥의 국적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가 담긴 수로왕길. 역사가 흐르는 그곳에, 다다네식탁이 만들어내는 경계 없는 어울림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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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w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