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치가게]수작업실
- 실행기간: 2021.07.01. ~ 2021.12.31.
- 작성자: admin1
- 작성일: 2023.02.07. 10:19
- 조회수: 998
나눔
수작업실 주소 경남 김해시 호계로 452 전화 010-8319-1778
나눔을 실천하는, 미용실
“아이고, 이제 원장님 유명 인사 되는 거야?”
수작업실 손은수 원장에게 인터뷰 질문을 던지자, 손 원장에게 커트를 받고 있던 손님이 웃으며 말을 건넨다. “인터뷰해서 유명 인사 되려고요. 하하하.” 손 원장이 웃으며 대답하자, 수작업실 안은 웃음꽃이 활짝 폈다. 수작업실을 찾는 손님에게 손 원장은 미용사를 넘어, 같은 동네에 사는 언니이자 누나, 동생이 된다. 부원동의 ‘수작업실’을 찾았다.
환한 미소가 주는 뿌듯함
‘저기 한 번 가볼까?’
시작은 호기심이었다.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열아홉 살의 손 원장은 동네 미용학원의 문을 열었다. ‘머리 만져주는 게 미용인가?’ 궁금증을 안고 미용학원에 등록해 다니기 시작했다. 운 좋게 당시 학원 수강생이 많지 않아, 학원 강사와 일대일 수업을 하게 됐다.
“고향은 경북 의성군이에요. 수능 치고 대학 입학까지 여유 있던 시간이 있었어요. 미용학원이 뭐 하는 곳인지 궁금해서 한 번 등록했는데, 막상 미용을 배워보니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미용 자격증을 따고 서울의 미용실에 취업했어요. 서울시 마포구, 경기도 고양시 일산 등 미용실에서 13년 정도 근무하다가 언니가 사는 김해로 내려왔어요.”
김해에 정착한 손 원장은 대형 미용실의 디자이너로 일하다, 2014년 자신의 이름을 건 1인 미용실을 김해시 어방동에 차렸다. 그러다 2019년 7월 부원동에 새롭게 ‘수작업실’ 문을 열었다.
수작업실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염색, 커트, 파마 등 새로운 머리 스타일을 찾고 싶은 사람들이 방문한다. 손님을 친근하게 맞이해주는 손 원장의 미소 덕분에, 손님들은 머리를 하며 서로 사는 이야기를 나눈다. 손님들은 손 원장의 수십 번의 가위질, 빗질로 완성한 머리를 거울로 비춰보며, 만족한 듯 웃음 짓는다. 손 원장은 손님의 웃음, 미소는 그의 가장 큰 보람이다.
손 원장은 “손님님들이 원하는 스타일을 제가 잘 맞춰드리고, 손님님들이 감동할 때 제일 보람되죠. 한 번은 무뚝뚝한 중학생 남자아이가 왔었는데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머리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동행한 엄마는 아이가 그런 머리를 하는 게 마음에 안 들어 하는 눈치였지만, 아이 마음을 저도 잘 알기에 열심히 만들어줬죠. 완성 후 그 친구가 엄마가 보지 않는 사이에 엄지를 척 꺼내 들더라고요. 정말 감동이었어요”라며 웃었다.
재능 나눔과 큰 기쁨
“너무 나만을 위한 인생을 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죠.”
손 원장은 미용사 자격증을 딴 이후 스무 살부터 한 달에 한 번 미용봉사를 해왔다. 정신병원, 요양병원, 어르신 유치원 등을 찾아 어르신의 머리를 깔끔하게 정돈해줬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재능이 보탬이 됐다는 뿌듯함, 어르신에게 받는 감동이 그가 꾸준히 재능 나눔을 할 수 있는 이유였다. 그는 “요즘은 한 달에 한 번, 주중에 가게 문을 열기 전에 1~2시간씩 다녀옵니다. 요양병원에 계신 어르신들이 치매가 있는 분도 계세요. 그래도 저를 기억하시더라고요. 어떤 어르신은 커트 후 제게 씻은 요구르트 빈 병을 주시더라고요. 병원 생활을 하시면서 돈을 가지고 계실 수 없으니, 돈 대신 요구르트 빈 병을 소중하게 가지고 계시다가 고마운 마음을 그렇게 표현하신 거였어요. 갈 때마다 어르신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와요. 봉사를 다녀오면 뿌듯해요”라고 말했다.
손 원장은 수작업실이 손님들에게 ‘기대감. 설렘’의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랐다. 그는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머리를 예쁘게 해주겠지? 내가 어떻게 달라질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찾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 기대감을 만족시키는 데 희열을 느껴요. 동네 주민들이 편안하게 부담 없이 찾아오셨으면 합니다”고 말했다. 수작업실은 ’당일 예약‘, ’당일 방문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사전 예약은 필수다. 네이버와 인스타그램으로 수작업실의 예약 스케줄을 확인할 수 있다.
손 원장은 “수작업실을 의자에 앉자마자 손님이 ‘이렇게 해주세요’ 말하고, 제가 바로 작업을 하지 않아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손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손님의 얼굴형, 머릿결 상태 등을 파악해 원하는 스타일로 만들어드리고 있습니다. 찾아주실 때 꼭 사전 예약해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손 원장의 꿈은 미용실 인근에 미술품 전시 공간을 하나 마련하는 것이다. 미술을 하는 아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미용 봉사와 또 다른 ‘재능 나눔’이다.
손 원장은 “일전에 책과 영상으로 실력 있는 예술가의 그림들이 지하실에서 썩고 있는 경우를 봤어요. 그림을 그리는 실력 있는 아이들은 많지만, 전시공간이 비싸거나, 기회가 없어 그림이 빛을 못 보잖아요. 전시 공간을 만들어 그런 친구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싶어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꼭 해보고 싶습니다. 수작업실을 많은 분이 찾아주신다면 제 꿈을 이룰 수 있는 날이 더 빨리 다가오겠죠?”하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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