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치가게]보성이발소
- 실행기간: 2021.07.01. ~ 2021.12.31.
- 작성자: admin1
- 작성일: 2023.02.07. 09:56
- 조회수: 880
나눔
보성이발소 주소 경남 김해시 분성로376번길 28 전화 010-6365-4908
60년 연륜에 쌓인 이발 실력, 한 번 경험해보세요
‘일정한 시설을 갖추고 주로 남자의 머리털을 깎아 다듬어 주는 곳.’
이발소의 사전적 뜻이다.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만 하더라도 한 달에 한 번 덥수룩해진 머리를 자르기 위해 이발소 문을 열었다. 이발소 의자에 앉아, 이발소의 손길에 머리와 수염을 맡겼다. 미용가위, 면도칼이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지저분해졌던 인상이 말끔해졌다. 지금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세련된 서비스가 더해진 ‘바버숍(BARBER SHOP)’이 이발소로 대체 되는 추세다. 하지만 부원동 ‘보성이발소’ 만큼은 한자리를 지키며, 오랜 단골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열여덟에 잡은 미용가위
보성이발소 문을 열자 향긋한 비누 냄새가 먼저 반긴다. “어서 오세요.” 이어 보성이발소 한현준 대표가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한다. 6대 4 가르마로 단정하게 빗어낸 머리 스타일, 검은 뿔테 안경, 청색 앞치마에 토시를 낀 한 대표의 모습은, 온몸으로 ‘언제든 손님을 맞이할 준비가 됐습니다’하고 말하는 것 같다. 그가 처음 이발소에 발을 들인 건 십 대였다.
“제가 어린 시절에는 ‘먹고 사는 것’ 자체가 걱정이었어요. 집안 사정이 매우 어려웠죠.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저는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이발소에 수습생으로 들어갔어요. 손님 머리를 씻기는 법부터 이발 기술을 배우는 것까지, 정말 열심히 했어요. 열여덟에 부산의 한 초등학교 지정 이용원을 개원했습니다.”
열여덟부터 누군가의 머리를 자르고, 턱수염을 정리해줬다. 그가 비슷하지만 다른 매일은 반복한 세월만 60년이다. 긴 세월만큼이나 한 대표에게 머리를 맡기는 손님의 머리도 하얗게 셌다. 그는 “보성이발소를 개업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개인택시 운전을 하는 손님이 방문했어요. 머리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잖아요. 이분은 택시 영업을 시작하면서 매일 첫 손님 요금은 많든 적든 받지 않는다더군요. ‘그게 참 쉽지 않은 일인데’하고 속으로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단골이 돼 자주 오시는데, 여전히 첫 손님 요금을 받지 않는다더군요. 좋은 하루를 보내는 자신만의 방법인 것 같았어요. 이발사가 매일 비슷한 일을 해서 지겨워 보일 수도 있지만, 매일 다른 손님을 만나며 세상 사는 이야기 듣고, 제 생각도 넓어지는 것 같아서 이발사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고 덧붙였다.
유행을 따라잡는 이발 실력
보성이발소 건물 외관에는 커다란 글씨로 ‘모히칸컷트’, ‘투부럭컷트’, ‘학생컷트 환영’이 붙어 있다. ‘투부럭컷트’는 ‘투블럭컷트(*전체적인 머리를 아래와 위로 두 파트로 나누어 주고 아랫머리는 짧게 잘라주고 윗머리는 길게 남겨두는 스타일)’를 잘못 쓴 표현이지만, 외관에 붙여진 글씨 아래 유행하는 머리 스타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한 대표의 자신감이 읽힌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머리 스타일들을 연출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옛날부터 해온 클래식 스타일을 바탕으로 하고 잇기 때문에, 저는 어떠한 스타일도 다 연출이 가능합니다. 젊은 사람, 어르신 모두 보성이발소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곳은 특별하죠.”
보성이발소는 커트만 하지 않는다. 뜨거운 열로 웨이브 등 다양한 머리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헤어 아이론(hair iron), 혼주와 신랑 이발 등도 가능하다.
부원동의 간판 이발소
한 대표가 60년간 쌓아온 이발 실력은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다. 그의 손은 오래된 옛날 머리 스타일부터 요즘 유행하는 머리 스타일까지 다 익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저는 머리 스타일을 연출할 때 연구를 많이 합니다. 유행은 돌고 돌거든요. 투블럭을 해달라는 손님이 있으면, 머리 양옆은 투블럭으로 커트하고, 뒷머리는 상고머리 형태로 커트해요. 상고머리는 뒷머리를 짧게 치켜올려 깎고 정수리 부분은 편평하게 다듬는 스타일을 말한다. 이렇게 자르면 더 깔끔한 스타일이 되죠. 일부러 젊은 친구들의 머리 스타일을 찾아보기도 하죠”라고 말했다.
한 대표의 노력 덕분에 보성이발소는 30대 엄마가 어린아이를 데리고 찾기도 한다.
“어느 날 젊은 엄마가 일곱 살 아들이랑 왔어요. 제가 ‘어찌 알고 왔느냐?’고 물으니 아이 엄마의 아버지가 저희 가게서 이발하고 갔는데 머리가 정말 예쁘더랍니다. 아버지에게 물어 보성이발소를 찾은 거죠. 이런 손님을 보면 이발사 60년 세월이 헛된 건만은 아니죠.”
보성이발소는 한 대표의 연륜과 실력에 비해, 손님에게 아주 착한 가격을 받고 있다. 이곳의 이발 가격에는 ‘면도’, ‘드라이’, ‘세발(*머리를 감음)’ 모두 포함돼 있다. 이 모든 게 단돈 일 만원이다. 그는 “저는 이곳에 오는 손님들이 편하게 이발하고 가는 걸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 요즘 물가에 비하면 턱없이 착한 가격이지요”라며 웃었다.
‘부원동에 나이 많은 어르신이 이발해주는 보성이발소가 이발 참 잘 잘하더라.’
한 대표는 보성이발소가 사람들에게 이렇게 기억되길 바랐다. ‘부원동 이발소’ 하면, ‘보성이발소’라고 바로 대답이 튀어나오는 실력 있는 이발소로 말이다. 그는 “부원동에서 오래도록 이발소를 운영하고 싶어요. 여유가 생기면 저보다 경제적으로 힘든 분들을 위해 봉사활동도 할 계획입니다. ‘이발’ 하나는 자부심이 넘치는, 이발소로 꾸준히 손님을 맞겠습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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