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치가게]광성세탁소
- 실행기간: 2021.07.01. ~ 2021.12.31.
- 작성자: admin1
- 작성일: 2023.02.06. 17:55
- 조회수: 855
나눔
광성세탁소 주소 경남 김해시 김해대로2385번길 32 전화 055-334-6130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바래지 않도록
“10~20년 된 단골들이 초창기에 들고 왔던 옷을 아직도 맡겨요. 오랜 세월 입었는데, 낡지 않은 옷을 보면 세탁을 잘한 것 같아 뿌듯하죠.”
광성1급컴퓨터세탁 김범석 대표의 얼굴에 자부심이 담겼다. 1997년 문을 열어 26년째, 오랜 세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갈고닦았기에 가능한 자신감이다.
‘김해’에서의 새로운 시작
광성1급컴퓨터세탁 김범석 대표는 원래 경기도에서 제조업 공장을 운영했다. 그런 그가 김해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기까지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사업이 잘 안돼서 다 정리하고 혼자 김해에 내려왔습니다. 1톤 트럭에 옷 보따리 싸서 주머니에 딱 50만 원 들고 왔어요. 생선 배송, 우유 대리점 운영 등 여러 일을 하다가, 큰 자본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게 세탁업이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세탁소를 하시는 분을 찾아가서 ‘세탁업을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했죠.”
매달 30만 원씩. 김 대표가 세탁 일을 배우는 값이었다. 세탁 일을 배우는 5개월 동안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했다. 그는 일을 배운다는 마음에 힘든 것도 몰랐다. 돈을 내고서도 세탁소 일을 도맡다시피 했다. 직접 해봐야 결국 ‘내 일’이 된다는 생각에 김 대표는 최선을 다했다.
“1997년에 지금 세탁소 위치에 가게 계약을 했습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 하루 매상이 4만 원이었어요. 명함 크기의 전단을 만들어서 박카스랑 손에 들고, 주위 사무실에 직접 들어가서 직원마다 일일이 손에 쥐여 주면서 홍보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주변에 보건소며 법원이 있을 때였어요. 하루에 박카스를 다섯 박스 정도 썼습니다. 세탁소를 쉬는 일요일에는 하루에 1천 장도 돌렸습니다.”
그렇게 부부가 매일 세탁소 홍보 전단을 돌렸다. 3개월을 꾸준히 다니자,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매출은 올랐다. 가게 문을 연 지 1년이 될 때 하루 매출은 10만 원으로 뛰었고, 3년이 지났을 때는 하루 매출 20만 원을 달성했다.
고객 신뢰가 최우선
밖에서는 홍보를 하고, 안에서는 세탁소를 다듬어 나갔다. 작은 소품 하나에서부터 전기, 배수관까지 김 대표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모두 작업을 더 효과적으로, 또 서비스를 더 잘하기 위함이었다. 천장에 세탁물을 정리한 것도 김 대표의 손길이다. 기역부터 히읗까지 차곡차곡 줄을 세워뒀다.
“초기에 옷을 찾기 쉽게 하려고 정리를 해둔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요즘은 이름표를 찾을 것도 없이, 고객이 가게 문을 여는 순간 얼굴을 보고 옷을 찾아서 빼두죠. 옷을 찾는 시간을 줄여서 고객들이 기다리지 않게 만드는 거예요. 사소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모여서 고객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그 말처럼 ‘고객 만족’은 김 대표가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광성1급컴퓨터세탁소가 20년이 넘게 우리 동네 세탁소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도 같다.
“2018년쯤에 주변에 대형 세탁업체가 마을에 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세탁비가 굉장히 저렴했어요. 실제 저희도 손님이 많이 줄었고, 주위에 문을 닫는 세탁소도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는 오히려 세탁비를 올렸어요. 그리고 그만큼 세탁 품질도 높였습니다. 가끔 손님들이 ‘저기는 세탁비가 싼데, 여기는 더 올리면 어떻게 하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 저는 직접 세탁물을 비교해 보시라고 했습니다.”
언제나 한결같은 자세로 세탁물을 꼼꼼하고 세심하게 관리해왔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다. 고객이 요청한 부분은 물론,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고객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까지 관리해 새 옷처럼 전달했다. 김 대표는 그게 광성1급컴퓨터세탁은 지금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지역과 함께 나눔
광성1급컴퓨터세탁소의 가치는 ‘나눔’이다. 2002년부터 지역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세탁비의 10%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지역 세탁소로서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마음을 함께 나누는 셈이다. 그래서 할인 제안을 받았을 때 크게 고민하지 않고 참여했다. 학교 지킴이, 부녀회 등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은 이제 세탁소와 오래도록 함께한 가족 같은 관계가 됐다.
“가치가게사업에 참여하면서 가게 홍보 면에서 조금 도움이 됐어요. 가치가게 인터뷰 내용을 카카오톡으로 아는 사람들에게 보내면, 그 사람들이 또 지인들에게 전달하는 식인 거죠. 요즘도 하루에 2~3명 정도 새로운 손님이 올 정도니까요. 인터뷰도 했다고 하면 일반 ‘동네 세탁소’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새롭게 보게 되는 힘이 있죠.”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그는 ‘초심’으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처음 세탁 일을 배웠던 마음을 떠올리며, 고객들에게 더 좋은 품질의 세탁 서비스를 전하고 싶다.
“하나 바라는 건 이 일을 이어받아서 해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이 일이 힘들다는 인식 때문인지 ‘해보겠다’라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데, 혹시 배우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하면 잘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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