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치가게]남산별곡
- 실행기간: 2021.07.01. ~ 2021.12.31.
- 작성자: admin1
- 작성일: 2023.02.06. 17:33
- 조회수: 612
나눔 역사
남산별곡 주소 경남 김해시 호계로422번길 38-10 전화 055-335-2004
커피 한 모금에 담긴 ‘가야왕도의 사랑 이야기’
고소한 향을 풍기는 커피콩을 그라인더(*커피 원두를 잘게 부스러뜨리는 기계)에 넣었다. 그라인더를 돌리자 서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커피콩이 갈렸다. 가루로 부서진 커피콩을 드리퍼(*커피잔에 커피를 직접 내릴 때 쓰는 깔때기 모양의 기구)에 쏟아부은 뒤, 주전자에 담긴 뜨거운 물을 천천히 부었다. 이슬비가 내리듯 드리퍼 아래로 떨어지는 커피를 모아 머그잔에 담아냈다. 머그잔에는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커피를 만드는 이의 정성이 담겨있다. 온기 가득한 커피처럼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공간이 있다. 부원동의 가치가게 ‘남산별곡’이다.
‘커피’를 통한 나눔 실천
김해시청 뒤편, 주택 건물 사이로 벽돌과 나무로 지어진 한옥 건물 한 채가 있다. 김해의 이야기를 담긴 커피를 내리는 ‘남산별곡’이다. 이곳은 2021년 1월 문을 열었다. 김해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으로 지어졌다. 남산별곡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김임명)이 운영하며, 가야왕도 김해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김해 스토리 커피’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남산별곡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 김보현 씨는 “남산별곡의 시작은 봉황동 회현당의 자원봉사자 모임이었다. 회현당은 회현동 일대 폐지 등을 주워 어렵게 사시는 홀몸 어르신의 사회안전망 확보, 사회적 일자리 제공을 위해 만들어진 회현마을공동체였죠. 그곳에서 만난 자원봉사자들이 공통으로 커피에 관심이 많아서, 남산별곡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게 됐어요. 우리 협동조합은 커피를 통해 사회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공동체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소개했다.
남산별곡은 커피 판매뿐만 아니라, 꾸준히 커피를 통한 나눔을 해왔다. ‘나눔’의 가치로 가치가게에 참여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시민과 어르신,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자격증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울산, 부산 등 경남 일대 커피 관련 단체를 초청해, 봉황동 등지에서 ‘바리스타 대회’도 열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현재는 대회를 중단한 상태다. 김 씨는 “어르신과 청소년에게 꾸준히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했어요. 모두 한 마음으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는 게 목표였죠. 어르신들은 나이가 있다 보니 수업 내용을 자주 잊어버리시기도 하셨지만, 바리스타 자격증을 향한 어르신들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라고 회상했다.
가야왕도를 품은 커피
남산별곡에서 판매되는 김해 스토리 커피는 ‘수로디아’, ‘프린세스유’, ‘봉황대연정’ 등 세 종류다. ‘수로디아’는 금관가야 제1대 왕인 김수로와 인도의 공주 허황옥의 인연을 주제로 만들어졌다. 수로디아는 김수로왕의 이름 수로와 허황옥의 고향 인도 아요디아(Ayodhya) 지명을 합성해 이름을 만들었다. 수로디아 커피는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균형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예가체프 첼바, 코체레, 케냐 AA 커피콩을 추가해 신맛을 은은하게 느낄 수 있다.
‘프린세스 유’는 금관가야 제9대 겸지왕의 외동딸 유민공주의 진취적인 삶, 자유, 그리움이 주제다. 달콤한 과일과 꽃 향이 조화롭게 풍기는 매력적인 커피다.
‘봉황대연정’은 겸지왕 시절 황세와 여의의 ‘못다 한 사랑’ 이야기를 커피에 담았다. 장군차를 베이스로 만들었으며, 인도 ‘마이소르너넷’의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김 씨는 “김해 스토리 커피는 남산별곡과 김해시립도서관 내 김해시니어클럽 ‘달보드레카페’, 김해자활사업단의 ‘이든카페’ 등에서 맛볼 수 있어요. 변함없는 커피 맛을 내기 위해서 커피콩도 스폐셜티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좋은 커피를 손님께 낸다는 자부심이 있죠”라고 말했다.
스페셜티 커피는 스페셜티커피협회(SCA)의 품질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80점을 넘긴, ‘상위 7% 원두’이다. SCA는 2017년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와 유럽스페셜티커피협회(SCAE)가 합쳐져 만들어진 세계 최대의 스페셜티 커피 협회다.
찾는 이들에게 편안한 공간이 되길
남산별곡의 좋은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건 커피에 담긴 김해의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남산별곡사회적협동조합 김임명 이사장은 변함없는 커피 맛을 유지하겠다는 뚝심을 지키고 있다.
김 이사장은 “남산별곡 커피를 한 번 드셨던 분들이 다시 찾아주셨을 때 보람을 느껴요. 사실 커피콩 등 원재룟값이 올라서, 가격 유지가 쉽지는 않지만, 찾는 분들을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고 말했다. 조합원 김보현 씨는 남산별곡이 많은 이들이 찾는 편안한 공간이 되길 바랐다. 김 씨는 “커피 하나에 김해의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게 참 재미있지 않나요? 많은 분이 저희 커피를 마시며, 편히 쉬다 갔으면 합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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