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치가게]두발로
- 실행기간: 2021.07.01. ~ 2021.12.31.
- 작성자: admin1
- 작성일: 2023.02.06. 16:14
- 조회수: 921
역사
두발로 주소 경남 김해시 가락로 14 전화 010-6222-8470
좋은 신발과 함께 ‘역사’도 봉투에 담아 가세요
‘좋은 신발은 좋은 곳으로 데려다준다.’
요즘은 찾아보기 쉽지 않은 ‘국산 신발’을 판매해, 고객에게 ‘좋은 신발’을 알려주는 가게가 있다. 잊혀 가는 국산 신발의 오랜 역사도 함께 담아갈 수 있는 부원동 ‘두발로’다.
김해서 만든 신발, 아시나요?
부원동 두발로 가게 입구에는 장화들이 햇살에 반짝이며 손님을 맞이한다. 장화를 비롯해 털신, 우의 등 생활에 꼭 필요한 제품들이 거리를 오가는 손님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는다. 두발로 가게 안은 신사화, 여성화로 구분된 각종 구두와 운동화 등이 찾아온 손님을 반긴다. 이곳을 찾는 손님은 60대 이상의 어르신이다. 두발로 김동위 대표는 “저희 가게가 위치한 거리에는 한의원, 정형외과 등이 많아요. 나이가 들면서 관절이 안 좋은 어르신들에게 이 거리가 핫플레이스(*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인기 있는 곳)이죠. 그래서 어르신을 위한 저렴하고 튼튼한 신발을 판매하고 있습니다”고 소개했다.
한때 부산과 김해는 한국 신발산업의 전성기를 누렸던 도시다. 한국 신발산업의 역사는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 신발산업은 1919년 서울 ‘대륙고무공업’이 만들어지며 시작됐다. 4년 뒤 부산시 동구 좌천동에 ‘일영고무공업사’가 세워졌고, 이후 삼화고무, 태화고무, 국제고무 등 부산을 중심으로 신발공장이 대거 설립됐다. 19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고무신은 미국에 수출되는 유망 수출품이었다. 1972년 ‘국제상사’가 부산 사상구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신발공장을 만들면서, 부산은 신발산업의 중심이 됐다. 우리에게 익숙한 ‘프로스펙스(PRO-SPECS)’는 1981년 국제상사가 만든 신발 브랜드였다. 국제상사는 1990년대 김해 안동에 1만 4천800여 ㎡(4만 5천 평) 공장을 지어 월 60만 켤레의 신발을 생산해냈다. 1990년대 이후 국내 인건비 상승으로, 기업들은 국내보다 비교적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동남아에 생산을 맡기게 되면서 한국의 신발산업은 쇠퇴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많은 김해의 신발공장들이 문을 닫았지만, 여전히 신발산업의 명맥을 유지하는 업체들이 있다. 유명브랜드 나이키와 신발 생산계약을 맺어 글로벌 신발제조전문기업으로 성장해 온 ‘태광실업㈜(현 TKG태광)’, 실내화 베스트셀러 ‘삼선슬리퍼’로 자리매김한 ‘선업’, 질기고 튼튼한 장화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해 온 ‘금해울트라장화’ 등이다.
지역사회에 보탬 되고파
김 대표는 “옛날에는 부산과 김해가 신발 산업의 중심이었죠. 지금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신발 공장 사장님도 많이 돌아가시고, 공장 문도 닫으면서 국산 신발을 찾아보기 힘들죠. 손님들에게 좋은 신발을 알려드리고 싶어서, 김해와 부산 신발공장에서 나오는 신발을 매입해서 팔려고 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아요”라며 씁쓸해했다.
한국 신발산업의 전성기는 다시 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국산 신발을 판매하며 손님들이 좋은 신발을 살 수 있도록 애쓴다. 그는 “금해울트라장화는 1989년부터 김해에서 장화를 만들어온 신발공장입니다. 금해는 김해(金海)의 한자어 쇠: 김,금(金)에서 온 말이죠. 금해가 곧 김해를 말합니다. 저는 금해울트라장화에서 생산된 장화를 최대한 많이 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손님들은 튼튼한 장화 한 켤레 사러 오시는 거지만, 저는 잊힌 김해의 신발산업의 역사를 봉투에 함께 담아드리는 거로 생각합니다. 이렇게라도 김해의 신발산업을 알리는 거죠”라고 말했다.
이곳에 오직 국산 신발만 있는 건 아니다,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찾는 손님을 위해 중국산 제품도 구비돼 있다. 김 대표는 “가격이 싼 제품을 찾는 손님도 많아서 중국산을 안 들여올 수는 없어요. 좋은 걸 알아보시는 손님은 국산 신발 보여 달라고도 하십니다. 국산 신발을 판매할 때마다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기쁩니다”고 웃었다.
그는 ‘두발로를 찾는 것이 곧 김해 신발산업이 잘 되는 일’이라며 두발로를 많이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최대한 좋은 가격의 국산 제품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세상은 모두 연결돼 있어요. 두발로가 잘 돼야 공장들도 잘 되고, 도매상도 잘 되거든요.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서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도 늘었죠. 식당이 잘되어야, 저희 가게 장화도 많이 팔립니다. 식당도, 저희 가게도 많이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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