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치가게]여산아뜨리에
- 실행기간: 2021.07.01. ~ 2021.12.31.
- 작성자: admin1
- 작성일: 2023.02.06. 14:30
- 조회수: 1024
예술
여산아뜨리에 주소 경남 김해시 분성로 318번길 40 전화 010-9626-2823
마음을 달래주는 그림, 함께 그려요
부드러운 붓 끝에 물을 적신다, 팔레트에 딱딱하게 굳은 물감이 물을 만나자 제 색을 찾는다. 종이 위 붓이 수십 번 오가더니 다홍색 목단이 곱게 피어났다. 붓을 잡은 작가의 얼굴은 진지함이 묻어난다. 종이 가득 목단 세 송이와 이를 감싸고 있는 푸른 잎사귀가 향기롭게 폈다. “그림 그릴 때 제일 행복해요.” 여산 조성희 작가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는 여산아뜨리에를 운영하며, 수강생들과 함께 그림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함께 그리는 공간 ‘여산아뜨리에’
‘여산아뜨리에’는 조성희 작가의 호 여산(如山)과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뜻하는 ‘아틀리에(atelier)’가 합쳐진 이름이다. 이름 그대로 조 작가가 자신의 수강생들과 함께 그림 작업을 하고 싶어 만들어진 공간이다. 아뜨리에는 부원동의 한 주택 골목에 있다. 아뜨리에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방이 세 개인 아뜨리에가 나온다. 거실은 여러 개 탁자가 붙어있다. 탁자 옆에는 피아노가 서 있고 그 위에는 각종 대회에서 수상한 상패와 위촉장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방마다 조 작가의 작품이 걸려있다. 소파 덮개, 쿠션 겉싸개 등 그림 모두 조 작가의 작품이다. 벽에 걸린 작품에는 연분홍색 연꽃이 피었고, 다른 작품에는 보랏빛으로 영근 포도가 나무에 달렸다. 조 작가와 수강생들은 온 종일 꽃과 나무에 둘러싸여 목단, 연꽃, 난, 대나무 등을 종이 위에 피워낸다.
평생을 그린 그림이지만, 조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말한다. 그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초등학생 때부터였다. 조 작가는 김해 한림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김해여자중학교, 김해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성신여자대학교 미술교육학과에 입학했다.
“제가 어릴 적에는 ‘가락문화제’가 열렸어요. 거기에 참석해서 큰 상을 받았죠. 초등학교 시절 미술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어머니께서 제가 그림 그리는 걸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어요. 덕분에 대학서 미술을 전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대학 때 문인화를 접했다. 문인화는 수묵화, 인물화, 영묘화(동물화), 초충도(곤충, 식물), 채색화, 사군자 등 한국화의 모든 장르를 담은 그림이다. 조 작가는 “문인화는 선, 먹의 농담(짙고 옅은 정도), 여백의 조화가 가장 중요해요. 다른 그림을 그릴 때도 마찬가지겠지만, 문인화를 그릴 때는 엄청난 집중력을 요구하죠. 아주 섬세한 작업이기 때문에 더 매력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마음을 달래주는 그림
조 작가는 대학 졸업 후, 경남 거창에서 3년 정도 미술교사로 지냈다. 결혼 후 마산에서 생활하다 1986년 김해로 돌아왔다.
“1986년 현대미술대전 문인화 부문에서 작품 ‘국화’로 대상을 받았어요. 큰 상을 받고 고향으로 금의환향했죠.”
조 작가는 김해에서 ‘성신미술학원’을 운영하며, 아이 셋을 키워냈다. 2006년부터 아뜰리에 열어, 많은 사람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자신의 그림을 그리며 평생을 살아왔다. 이외에도 김해문화원, 김해도서관, 활천동, 동상동, 장유3동주민센터 등에서 문인화를 강의하며 일상을 보내왔다. 그렇기에 조 작가에게 그림은 ‘생명’, ‘보물’로 여겨왔다.
그는 “그림은 저를 살아가게 하고, 삶을 지탱해준 생명력이죠. 저의 재산 1호입니다”고 말했다. 조 작가는 누구보다 그림, 예술이 사람에게 주는 의미를 잘 안다. 여산아뜨리에를 운영하는 이유도 예술의 가치를 많은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다.
“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달래줘요.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건, 돈이 많이 드는 활동이죠. 형편은 어렵지만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저희 아뜨리에 오셔서 배우셨으면 해요.”
여산아뜨리에의 수강 시간은 자유롭다. 평일 오후, 수강생이 여유로운 시간에 와서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만큼 그렸다 갈 수 있다.
‘마음의 휴식처’ 되고파
조 작가는 86년부터 지금까지 김해 전역에서 그림을 가르쳤다. 그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 수는 셀 수 없이 많다. 그에게 그림을 배웠던 제자는 많지만, 조 작가가 잊을 수 없는 제자들은 만학도들이다. 그는 “지금도 일흔아홉에 수강생이 저희 아뜨리에에 오셔서 그림을 그리세요. 만학도를 보면 그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저도 그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워요. 예전에 어떤 분은 아주 열심히 그림 공부하시더니, 각종 미술대회에서 수상하시고 작가로 데뷔하셨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 저도 보람이 생기죠”라고 웃었다.
조 작가는 여산아뜨리에가 찾는 이들의 ‘마음의 휴식처’가 되길 바랐다. 그는 “그림을 잘 그리든 못 그리든, 누구든지 부담 없이 여산아뜨리에를 찾아왔으면 해요.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큼 세상의 모든 근심이 사라져요. 여산아뜨리에가 마음 편히 마음껏 그림 그리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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