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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가치가게]선교산업사(목욕타월)

  • 실행기간: 2020.07.01. ~ 2020.12.31.
  • 작성자: admin1
  • 작성일: 2023.02.06. 13:47
  • 조회수: 461

역사 다양성

선교산업사(목욕타월)  주소 남 김해시 가락로 93번길 33

 

오랜 세월 지켜온 청결이라는 가치 

선교산업사 김순자 대표는 ‘때를 밀 것도 없이 그대로 녹아’라며 오리발 때수건을 선보였다. 묵은 때를 깨끗하게 녹여 날린다는 때수건처럼, 날마다 집 앞거리의 쓰레기들을 시원하게 쓸어버린다는 그를 만났다.

  

 

35년간 거리를 지키다 

봉황동 김해 수로왕릉 앞, 돌담을 따라 유난히 깨끗한 거리를 걷다 보면 목욕 수건이 걸린 가판대가 나와 있는 오래된 가게를 만날 수 있다. 간판이 있을 법한 자리에 옛 흔적만 여러 겹 남아 있는 이곳은 김순자 대표가 35년간 자리를 지켜온 선교산업사다.

“나는 원래 밀양 사람입니다. 56년 전 김해로 왔어요. 첫째를 낳고 두 달 만에 이사했는데, 지금 큰 애가 56살이거든요. 그러니 딱 그만큼 세월이 지났지요. 김해에 막 왔을 때, 여기 김해 수로왕릉 주변은 죄다 논밭이었어요. 우리 가게가 있는 여기도 미나리 밭이었죠. 지금은 말도 못 하게 변했어요, 정말.”

본격적으로 가게를 시작한 건 35년 전이다. 처음에는 에어컨이나 식당 냉장고 등을 제작하고 취급하는 가게였다. 이후 지금의 오리발 때수건을 발명하여 목욕 수건을 판매하고 있다. 한자리에서 35년의 세월을 지켜온 것이다.

“남편이 전자공학과를 전공해서 기계를 잘 다뤘어요. 김해 정착한 초기에는 기술자들 데리고 다니면서 라디오나 그런 걸 고치는 일을 했지요. 그러다가 지금 자리에 가게를 열어서 냉장고랑 에어컨 같은 냉방 제품을 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에어컨이나 식당 냉장고 같은 걸 취급하기에는 몸이 힘들어졌죠. 그걸 등에 지고 날라야 하는데, 나이가 드니 얼마나 무거웠겠어요?”

 

오리발 때수건선교산업사만의 제품

선교산업사의 새로운 출발은 17년 전이었다. 오리발 때수건으로 특허를 냈다. 1층 가게에서는 제품을 판매하고, 2층 공장에서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두 직접 관리하는 것이다. 김 대표가 가게 안을 빼곡하게 채운 목욕 수건 중 하나를 꺼내 자랑스럽게 내보인다. 오리발 때수건은 이름처럼 오리발 모양이다.

“이 오리발 때수건도 남편이 만들었어요. 자작나무껍질을 사용해서 만들어 피부에도 좋죠. 거칠거칠한 면과 부드러운 면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필요한 상황이나 부위에 따라 달리 사용할 수 있어요. 저는 옷에 뭐 흘리면 힘들게 안 빨아요. 이걸로 살살 문지르면 금방 때가 지거든. 목욕할 때도 마찬가지에요. 여러 번 때를 밀어낼 필요 없이, 한 번씩 쓱 닦아주기만 하면 때가 녹아요.”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고객이 부쩍 늘었다. 대중목욕탕에 가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집안에서 목욕하는 경우가 많아, 때수건을 찾는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분들도 많은데, 우리는 코로나19로 덕을 봤어요. 어느 정도냐면, 예를 들어 우리가 ‘이 정도면 1년 동안 팔겠다’하고 물건을 빼놨는데, 반 년 만에 다 팔렸어요. 강원도 홍천, 철원, 제주도 등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들어와요. 지금까지 꾸준하게 구매하는 분들만 해도 3천800명 정도 돼요. 그만큼 제품이 좋으니까, 많이들 찾아주는 거지. 한 번 써보신 분들이 부모님이나 자식에게 준다고 그렇게들 사 갑니다.”

그 말을 증명하듯, 인터뷰 중에도 손님 두 명이 오리발 때수건을 구매했다. 김 대표는 이렇게 꾸준히 팔린다며 웃었다.

 

내 집 앞을 청소한다는 마음으로

김 대표는 매일 교회를 다녀온 후 가게 앞과 거리를 청소한다. 가게가 있는 위치가 김해 수로왕릉이라는 지역의 주요 역사자원이 있는 거리인 만큼 깨끗하게 유지해 방문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꾸준히 지켜오고 있는 선교산업사만의 가치다.

“저한테는 여기가 내 집 앞이나 마찬가지잖아요. 집 앞을 청소하는 건 당연하지. 가끔 새벽에 미화원을 마주치는데, 미화원이 ‘여긴 청소할 게 없네요’라고 말하기도 해요. 가치가게가 되면서 이 거리에 쓰레기통을 설치하자고 건의했어요. 청소하는 것도 청소하는 거지만, 쓰레기통이 있으면 애초에 더러워질 일이 줄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지요.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지 아직 들은 소식은 없네요.”

김 대표는 쓰레기통이 설치되고, 꾸준히 거리를 청소할 생각이다.

“코로나19로 자작나무껍질 수입이 원활하지 않아서 얼마나 더 만들어 팔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가 팔 수 있을 때까진 가게에 나와야지요. 오랜 세월을 여기에 있었으니까, 세월이 가는 거 보면 시원섭섭해요. 그래도 자식들도 다 잘 컸고 했으니 제게 주어진 하루 하루가 감사합니다.”

 

 

 

 

위치: 경남 김해시 가락로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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